오늘은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뒹굴뒹굴하면서 보냈어요. 뭐 딱히 특별한 계획도 없었고, 날씨도 약간 흐려서 그런지, 온몸이 소파에 붙어버린 것처럼 움직이기 싫더라고요. 처음에는 잠깐만 쉰다는 생각이었는데, 앉아 있던 자세가 점점 눕는 자세로 바뀌고, 결국엔 완전히 몸을 맡기고 눕게 됐어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이것저것 영상도 보고, 웹툰도 보고, 가끔 창밖을 멍하게 바라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 오히려 온몸이 더 나른해지고, 소파는 점점 더 푹신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런 생각마저도 잠시 접어두고 싶었어요. 하루 정도는 아무 계획 없이 보내도 괜찮지 않겠어요?
점심때쯤에는 소파에서 일어나 간단히 뭘 챙겨 먹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어요. 이리저리 뒤척이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책상에 앉아 있던 때와는 또 다른 여유로움이 느껴졌어요. 누군가에게는 그저 게으른 하루일지 몰라도, 저에겐 완전히 충전되는 시간이었달까요. 하루를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보내니 몸은 늘어졌지만, 마음은 뜻밖에 상쾌해졌어요.